안녕하세요, 돈선배입니다.
후배들한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선배님, 전세로 갈까요, 월세로 갈까요?"
정답은 집마다, 사람마다 다릅니다. 전세는 목돈이 묶이고, 월세는 매달 새는 돈이 보입니다. 둘 다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인데, 어느 쪽이 덜 손해인지는 계산을 해 봐야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계산기 하나 들고, 전세와 월세를 같은 저울 위에 올려놓는 법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려운 공식은 하나뿐입니다.

먼저, 식 하나만 외우시면 됩니다 — 전월세전환율
보증금을 월세로 바꾸는 비율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보증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월세로 돌릴 때 연 몇 퍼센트의 비율로 바꾸는지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한마디로, 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하는 이자율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식도 간단합니다. 월세 = 전환하는 보증금 × 전월세전환율 ÷ 12입니다. 전환율이 연 단위라서 12로 나눈 것뿐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이 공표한 2026년 8월 기준 전국 전월세전환율은 주택종합 6.8%, 수도권 6.4%, 지방 7.5%, 서울 5.6%입니다. 주택유형별로는 아파트 5.4%, 연립·다세대주택 6.2%, 단독주택 8.1%입니다. 전국 평균으로 보증금 1억 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1억 원 × 6.8% ÷ 12 = 월 약 57만 원이 됩니다.
여기서 한 가지는 꼭 구분해 두셔야 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정한 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은 연 5.0%입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에 2%를 더한 값과 연 10% 중 낮은 쪽이 상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상한은 계약 기간 중에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거나 계약갱신요구권을 써서 갱신할 때만 적용됩니다. 완전히 새로 맺는 계약의 보증금·월세 조합에는 이 상한이 강제되지 않습니다.
시장 평균 전환율 6.8%가 법정 상한 5.0%보다 높다는 말은, 새로 구하는 집의 월세는 법이 정해 주는 게 아니라 시장 협상에서 정해진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전환율은 "정답"이 아니라 비교의 잣대로 쓰는 것이 맞습니다.
같은 집, 두 가지 값으로 직접 비교해 보겠습니다
예시 조건부터 분명히 정해 두겠습니다
계산은 조건을 흐리게 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예시 조건을 먼저 못 박겠습니다. 전세 3억 원짜리 집, 반전세는 보증금 1억 원 + 월세라고 가정합니다. 전세대출 금리는 연 4.0%로 가정하고, 대출은 보증금의 80%까지 받는다고 하겠습니다. 실제 금리와 한도는 사람마다 다르니, 이 숫자는 비교를 위한 예시라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전세로 가면, 보증금 3억 원 중 2억 4천만 원을 대출받습니다. 월 이자는 2억 4천만 원 × 4.0% ÷ 12 = 월 80만 원입니다.
반전세로 가면, 보증금 1억 원 중 8천만 원을 대출받습니다. 월 이자는 8천만 원 × 4.0% ÷ 12 = 월 약 27만 원입니다. 여기에 월세가 더해집니다. 월세를 전국 평균 전환율 6.8%로 환산하면, 전세와 반전세의 보증금 차이 2억 원 × 6.8% ÷ 12 = 월 약 113만 원이 됩니다. 이자와 환산 월세를 합치면 월 약 140만 원입니다.
두 값의 차이는 월 약 60만 원, 2년으로 계산하면 약 1,440만 원입니다. 이 예시에서는 전세가 크게 유리한 쪽으로 나옵니다.
판정 기준은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전월세전환율이 전세대출 금리보다 높으면 전세 쪽이, 낮으면 월세 쪽이 유리합니다. 지금 예시는 전환율 6.8% 대 대출금리 4.0%라서 전세가 이기는 구조입니다. 반대로 대출금리가 7%대로 치솟으면 계산은 뒤집힙니다. 그러니 "요즘은 월세 시대" 같은 말을 그대로 믿기보다, 내 전환율과 내 대출금리를 직접 대입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실제 반전세 월세는 전환율로 자동 결정되는 값이 아니라 임대인과 세입자의 협상 결과라는 점은 다시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전환율 환산은 "이 집의 월세가 비싼 구조인지"를 가늠하는 잣대이지, 계약서의 월세를 대신해 주지는 않습니다.
대출금리가 갈리는 지점 — 버팀목부터 확인하세요
같은 전세라도 어디서 빌리느냐가 월 이자를 바꿉니다
전세가 유리하다는 계산이 나와도, 대출을 어디서 받느냐에 따라 월 이자는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저는 후배들에게 시중은행부터 가기 전에 정책대출 조건부터 확인해 보라고 말합니다.
버팀목 전세자금대출은 소득·보증금 구간에 따라 금리가 달라집니다. 일반 버팀목은 연 2.3~3.1% 수준, 수도권 한도는 1억 2천만 원, 부부합산 연소득 5천만 원 이하 등의 조건이 붙습니다. 만 19~34세 청년이라면 청년 버팀목이 더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금리는 연 1.5~2.1% 기본 구간, 수도권 한도는 2억 원 수준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같은 1억 2천만 원을 빌린다고 해 보겠습니다. 연 2.5%로 빌리면 월 이자는 1억 2천만 원 × 2.5% ÷ 12 = 월 25만 원입니다. 연 4.0% 시중대출로 빌리면 월 40만 원입니다. 차이 월 15만 원, 2년이면 360만 원입니다. 금리 1.5%포인트 차이가 이 정도입니다. 그러니 "어차피 다 비슷하겠지" 하고 넘길 숫자가 아닙니다.
여기에 기금 대출은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서, 여유 자금이 생길 때마다 원금을 갚아 이자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시중은행 상품은 중도상환수수료가 붙는 경우가 많으니, 계약 전에 약관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단, 버팀목은 소득·자산·주택 면적·보증금 조건이 있으니, 집을 계약하기 전에 주택도시기금 포털이나 취급 은행에서 내 조건으로 한도와 금리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계약부터 하고 대출을 알아보면 선택지가 좁아집니다.
이자 말고도 더 나가는 돈이 있습니다
전세는 보증료, 월세는 반복 비용
이자만 비교하고 끝내면 계산이 반쪽입니다. 전세에는 보증금을 지키는 비용이 따로 붙습니다.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의 보증료율은 보증금 규모·주택유형·부채비율에 따라 연 0.097~0.211% 수준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3억 원 아파트, 부채비율 70% 이하, 2년 계약에 연 0.107%를 적용하면 2년 총 보증료는 약 64만 원, 월로 나누면 약 2만 7천 원입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이자 비교표에는 잡히지 않는 고정비용이라서 따로 챙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월세 쪽은 매달 내는 돈이 눈에 보여서 오히려 비교가 쉽습니다. 다만 이사 횟수가 늘면 중개수수료·이사비용이 반복되고, 월세가 오르는 속도가 빠르면 2년 뒤 부담이 커진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연말정산에서는 빠지는 자리가 다릅니다
전세와 월세는 연말정산에서도 다르게 다뤄집니다. 전세자금대출 원리금 상환액은 소득공제입니다. 상환액의 40%, 연 400만 원 한도(주택청약종합저축 납입액 공제와 합산)까지 소득에서 빼 줍니다. 대상은 총급여 7천만 원 이하의 무주택 세대주, 국민주택규모(85㎡ 이하) 주택 등의 조건이 있습니다.
월세는 세액공제입니다.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7%, 5,500만 원 초과~8,000만 원 이하면 15%를 산출된 세금에서 직접 빼 줍니다. 연 1,000만 원 한도입니다. 소득에서 빼는 공제는 세율이 높은 사람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세금에서 빼는 공제는 정해진 비율만큼 곧바로 돌아온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주거비라도 어느 자리에서 빠지느냐에 따라 체감이 다르다는 점, 연말정산 때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월세가 맞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세가 이기는 계산에도 전제가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면 "무조건 전세"처럼 들릴 수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전세가 유리하다는 계산은 보증금이 안전하다는 전제 위에서만 성립합니다. 그 전제가 흔들리는 집이라면 계산이 아니라 회피가 답입니다.
첫째, 짧게 살 집입니다. 1년 이하로 살 집이라면 전세대출 실행 비용과 보증료, 이사 비용까지 합쳤을 때 월세가 나을 수 있습니다. 전세대출은 2년 단위로 생각할 때 제값을 합니다.
둘째, 보증금이 위험한 집입니다. 전세가율이 높고 선순위 채권이 많은 집, 반환보증 가입이 안 되는 집은 전세 자체를 피하는 것이 맞습니다. 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하고, 안심전세 앱으로 시세와 선순위 내역을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보증금이 떼일 위험이 있는 전세는 아무리 이자가 싸도 싼 게 아닙니다.
셋째, 대출 한도가 안 나올 때입니다. 버팀목 조건이 안 되고 시중금리도 높은데 무리하게 전세 자금을 끌어오면, 그게 또 빚의 악순환으로 이어집니다. 제가 젊었을 때 조급함에 빚으로 속도를 내려다 낭패를 본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럴 때는 월세로 버티면서 종잣돈을 모으는 것이 순서입니다. 전세는 준비된 사람에게 유리한 제도이지, 준비를 대신해 주는 제도가 아닙니다.
돈선배의 정리
전세와 월세,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세 가지만 확인하면 갈립니다.
첫째, 내 지역·주택유형의 전월세전환율을 확인합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R-ONE)에서 지역별·유형별 값을 볼 수 있습니다.
둘째, 내 전세대출 금리와 한도를 확인합니다. 버팀목 조건부터 따져보고, 시중은행 상품과 비교합니다.
셋째, 전환율 > 대출금리면 전세 쪽, 반대면 월세 쪽으로 가닥을 잡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증금의 안전성을 확인합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남의 말이 아니라 내 숫자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전세든 월세든, 결국 중요한 것은 순서입니다. 계산을 먼저 하고, 조건을 확인하고, 그다음에 계약하는 순서 말입니다. 조급함에 순서를 바꾸는 순간, 제일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저는 27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나서야 온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전세와 월세 중 어느 쪽에 계시고, 다음 계약 때는 어떤 기준으로 고르실 건가요?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입니다.
출처 및 확인 기준: 한국부동산원 2026년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전월세전환율은 2026년 8월 기준, 공표 2026년 10월 15일), 한국은행 기준금리 3.00%(2026년 8월 27일 변경),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 및 같은 법 시행령 제9조(법정 전월세전환율 상한), 주택도시기금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안내,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료율 안내, 국세청 연말정산 안내(주택임차차입금 원리금상환액 소득공제·월세액 세액공제). 금리·한도·공제 요건은 신청 시점과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 전 금융기관과 국세청 안내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 수치를 포함합니다. (2026년 10월 17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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