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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금융 이야기

결혼 자금 얼마가 필요할까? 평균 5,912만원부터 모으는 순서까지

안녕하세요, 돈선배입니다.

 

후배들한테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선배님, 결혼 자금은 도대체 얼마를 모아야 하나요?"

 

정답부터 말씀드리면, 사람마다 다릅니다. 근데 아시죠? "사람마다 다르다"는 말만으로는 통장이 채워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평균부터 보고, 그 평균을 내 숫자로 바꾸는 순서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결혼 자금은 감으로 정하면 두 가지 중 하나로 흘러가기 쉽습니다. 너무 크게 잡아서 결혼을 미루거나, 너무 작게 잡아서 부족한 돈을 빚으로 메우는 쪽으로 말입니다. 저는 젊었을 때 조급함에 빚으로 속도를 내려다 낭패를 본 사람이라, 두 번째 길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압니다. 그래서 오늘 글은 "얼마"보다 "어떤 순서로"에 무게를 두겠습니다.

결혼 자금 얼마가 필요할까
결혼 자금 얼마가 필요할까


먼저 평균부터 보겠습니다 — 주택 제외 5,912만원, 신혼집은 별도

평균은 정답이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신혼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혼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을 제외한 결혼 준비 비용은 평균 5,912만 원이었습니다. 예식홀과 웨딩패키지, 혼수, 신혼여행, 예단·예물, 이바지 등이 포함된 금액입니다. (이코노미스트 2026년 9월 18일 보도 인용)

 

여기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이 5,912만 원에는 신혼집이 빠져 있습니다. 듀오가 2025년 2월 결혼 2년차 부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신혼집까지 합친 전체 평균이 3억 6,173만 원, 그중 신혼집 마련 비용이 3억 408만 원으로 집계됐다고 일본 닛케이가 전했습니다. 전체의 8할 이상이 신혼집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평균 5,912만 원"을 보고 안심하거나, "3억 6천만 원"을 보고 주저앉을 필요는 없습니다. 두 숫자는 다른 덩어리입니다. 결혼 자금은 신혼집을 뺀 준비 비용과 신혼집 자금을 나눠서 따로 계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섞어 놓으면 목표가 너무 커져서 손도 못 대게 됩니다.

 

그리고 평균은 어디까지나 평균입니다. 어느 지역에서, 어떤 규모로, 양가 도움을 얼마나 받는지에 따라 몇천만 원이 왔다 갔다 합니다. 평균은 "내 목표를 세울 때 참고하는 출발점"이지, "꼭 그만큼 모아야 한다"는 기준이 아닙니다.


돈이 어디에 쓰이는지 쪼개 보겠습니다

결혼 자금은 한 덩어리가 아니라 항목별 견적의 합입니다

목표가 흐릿한 이유는, 결혼 자금이 하나의 덩어리로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쪼개 보면 훨씬 다루기 쉬워집니다.

 

먼저 예식입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결혼식장 대관료와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을 합친 평균 비용은 2026년 9월 기준 2,174만 원이었습니다. 예식장 규모와 지역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항목이라, 이 숫자는 "내가 고른 예식장의 견적"으로 갈아 끼워야 하는 자리입니다.

 

그중에서도 스드메는 요즘 가장 눈에 띄게 쪼개지고 있는 항목입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스드메 패키지 중간가격은 292만 원, 스튜디오 촬영을 뺀 드메(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중간가격은 160만 원입니다. 스튜디오를 빼면 132만 원, 약 45%가 낮아집니다. 드메 계약 비중도 2025년 4월 11.0%에서 2026년 6월 19.2%로 올라갔습니다. "다들 스드메로 한다"는 관성보다, 내가 정말 필요한 것만 고르는 흐름이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나머지는 혼수, 신혼여행, 예단·예물, 이바지입니다. 이 항목들은 양가 관습과 집안 형편에 따라 편차가 가장 큰 자리입니다. 그래서 남의 견적을 그대로 베낄 수 없고, 두 집이 직접 "어디까지 할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 항목이기도 합니다. 견적을 받을 때는 항목별로 따로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에 뭉뚱그려 받으면, 나중에 "이건 왜 이렇게 비싸졌지?" 하고 따질 근거가 사라집니다.


모으는 순서 — 목표를 먼저 정하고, 통장을 나눕니다

첫째, 목표는 항목별 견적의 합으로 정합니다

평균 5,912만 원을 그대로 목표 삼기보다, 항목별 견적을 더해서 내 목표를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예식 견적에 혼수·신혼여행·예단·예물을 더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략 6,000만 원 언저리가 나온다면, 그게 바로 출발점입니다. (주택 제외 평균 5,912만 원을 반올림한 목표 설정 예시입니다.)

 

둘째, 기간을 정합니다. 결혼까지 남은 개월 수로 목표를 나누면, 매달 모아야 할 돈이 나옵니다. 원금 기준 단순 계산 예시입니다. 이자는 제외했습니다.

 

목표 6,000만 원을 두 사람이 합산해서 모은다고 해 보겠습니다. 24개월이 남았다면 월 250만 원, 30개월이 남았다면 월 200만 원, 40개월이 남았다면 월 150만 원입니다. 기간이 짧을수록 월 부담이 커지니, 결혼 날짜를 정할 때 이 계산을 먼저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결혼 자금 통장은 따로 떼어 둡니다

이 대목이 제가 가장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생활비 통장, 비상금 통장, 결혼 자금 통장은 반드시 나누시기 바랍니다. 1호 글에서 말씀드렸듯, 저는 젊었을 때 생활비와 투자금을 한 통장에 섞어 두고 비상금도 없이 투자했다가, 급한 일이 생기면 손해를 보면서 정리해야 했던 사람입니다.

 

결혼 준비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 자금 통장에 비상금이 섞여 있으면, 예식장 계약금이 급하다는 이유로 비상금을 먼저 쓰게 됩니다. 비상금은 생활비 최소 6개월치를 따로 떼어 두고, 결혼 자금이 아무리 급해도 손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통장을 나누는 일은 귀찮은 절차가 아니라, 제 시행착오를 반복하지 않게 해 주는 가장 값싼 장치입니다.

 

넷째, 두 사람이 각자 얼마씩 넣을지 날짜를 정해 자동이체로 걸어 두시기 바랍니다. "남는 돈으로 모으자"는 방식은 남는 달이 좀처럼 오지 않아서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쓰기 전에 저축분부터 옮기는 순서, 이건 종잣돈 모으기와 똑같습니다.


부모님 도움을 받을 때, 세금부터 확인합니다

혼인 증여공제 — 1인 1억 5천만원, 부부 합산 3억원

부모님이 결혼 자금을 보태 주시는 경우, 세금부터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는 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가 있습니다. 혼인신고일 전후 2년 이내에 직계존속, 그러니까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재산에 대해, 기본 공제 5천만 원과 별도로 1억 원을 더 공제해 줍니다. 한 사람 기준으로 최대 1억 5천만 원까지, 신랑·신부가 각자 자기 부모님에게 받으면 부부 합산 3억 원까지 공제가 적용됩니다. 단, 혼인과 출산을 합쳐 평생 1억 원이 한도라서, 결혼 때 1억 원을 다 쓰면 아이가 태어났을 때 추가로 받을 수는 없습니다.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부모님에게 1억 5천만 원을 받는다고 해 보겠습니다. 혼인공제가 없으면 과세표준 1억 원에 10% 세율이 붙어 신고세액공제 3%를 반영해도 약 970만 원의 증여세가 나옵니다. 공제를 적용하면 0원입니다. (10년 안에 부모님에게 받은 다른 증여가 없다는 전제, 계산 예시입니다.)

 

신고 기한도 챙기셔야 합니다. 증여받은 달의 말일부터 3개월 이내에 받는 사람이 신고합니다. 세금이 0원이라 신고 의무가 없더라도, 신고해 두면 나중에 집을 살 때 자금 출처를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부모님 도움을 "받는 것" 자체보다, 날짜와 신고 기한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결혼세액공제 — 2026년 12월 31일 혼인신고분이 마지막입니다

또 하나, 올해 안에 꼭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 제92조의 혼인에 대한 세액공제입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2026년 12월 31일까지 혼인신고를 한 거주자는, 혼인신고한 해의 종합소득산출세액에서 1인당 50만 원을 공제받습니다. 부부가 각자 받으면 합쳐서 100만 원, 생애 1회입니다.

 

두 가지는 헷갈리지 마시기 바랍니다. 첫째, 기준은 결혼식 날이 아니라 혼인신고일입니다. 둘째, 세액공제는 낼 세금에서 빼는 방식이라, 낼 세금이 50만 원보다 적으면 그만큼만 줄어듭니다. 못 쓴 금액이 다음 해로 넘어가지도 않습니다. 2026년에 혼인신고를 했다면 2027년 1~2월 연말정산에 반영됩니다. 세액공제 대신 현금으로 주는 혼인지원금 정부안도 나와 있으나, 아직 국회 의결 전이라 확정된 내용이 아닙니다. 현행법상 확실한 것은 올해 안에 혼인신고를 마치는 쪽입니다.


신혼집은 따로 계산합니다 — 버팀목부터 확인하세요

신혼부부 버팀목, 조건부터 따져봅니다

신혼집 자금은 결혼 준비 비용과 합쳐서 계산하면 목표가 너무 커져서 손도 못 대게 됩니다. 그래서 따로 계산합니다. 전세를 구한다면, 시중은행부터 가기 전에 신혼부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조건부터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신혼부부 버팀목은 혼인 7년 이내 무주택 세대주를 대상으로 합니다. 수도권 한도는 2억 5천만 원 수준, 보증금의 80% 이내, 금리는 소득·보증금 구간에 따라 연 1.9~3.3% 수준으로 안내되고 있습니다. 부부합산 연소득 7,500만 원 이하 등의 조건이 붙습니다. 한도는 2025년 6월 27일 이후 계약분부터 종전 3억 원에서 2억 5천만 원으로 축소된 것이니, 예전 글을 보고 3억 원으로 계산하시면 안 됩니다. 금리·한도·요건은 신청 시점과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 전 주택도시기금 포털이나 취급 은행에서 내 조건으로 다시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자 차이는 작지 않습니다. 2억 원을 빌린다고 해 보겠습니다. 연 2.5%로 빌리면 월 이자는 2억 원 × 2.5% ÷ 12 = 월 약 42만 원입니다. 시중대출을 연 4.5%로 가정하면 월 75만 원입니다. 차이 월 약 33만 원, 2년이면 약 800만 원입니다. (시중금리 4.5%는 비교를 위한 가정 수치입니다.)

 

신혼집을 전세로 갈지 월세로 갈지는, 지난 글의 계산법을 그대로 쓰시면 됩니다. 내 지역·주택유형의 전월세전환율과 내 전세대출 금리를 비교해서, 전환율이 대출금리보다 높으면 전세 쪽이, 반대면 월세 쪽이 유리한 구조입니다. 전세와 월세를 감으로 고르는 것이 아니라, 내 숫자로 결정하는 습관이 결혼 자금에서도 똑같이 통합니다.


줄일 수 있는 곳은 줄이고, 쓸 곳은 씁니다

관성이 아니라 필요로 고릅니다

마지막으로, 절약 이야기입니다. 아끼는 것과 짜게 구는 것은 다릅니다. 아끼는 것은 필요 없는 것을 빼는 것이고, 짜게 구는 것은 필요한 것까지 참는 것입니다.

 

스드메를 드메로 바꾸는 선택, 스몰웨딩이나 공공 예식장을 알아보는 선택, 혼수를 "남들 다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쓰는 것"부터 채우는 선택은 모두 전자에 가깝습니다. 특히 혼수는 한 번에 다 채우지 않아도 됩니다. 냉장고·세탁기·침대처럼 매일 쓰는 것부터 사고, 나머지는 살면서 채워도 늦지 않습니다. 결혼식 당일의 사진보다, 결혼 후 2년의 생활이 더 깁니다.

 

경계해야 할 것은 체면 비용입니다. "남들 다 한다"는 기준은 내 통장을 봐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부족한 돈을 대출이나 카드 할부로 메우는 것은, 제가 젊었을 때 조급함에 빚으로 속도를 내려다 빚의 악순환으로 간 것과 같은 길입니다. 규모를 줄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감당할 수 없는 규모를 빚으로 버티는 것이야말로, 결혼 생활의 첫 단추를 잘못 끼우는 일입니다.


돈선배의 정리

결혼 자금, 얼마가 필요할까요? 제 답은 세 가지 순서로 정리됩니다.

 

첫째, 평균을 확인합니다. 주택 제외 평균 5,912만 원, 신혼집까지 합치면 3억 6천만 원대라는 듀오 조사 결과를 출발점으로 삼습니다.

 

둘째, 항목별로 쪼개 내 견적을 만듭니다. 예식·스드메·혼수·신혼여행·예단·예물을 따로따로 견적 내고, 신혼집은 별도로 계산합니다.

 

셋째, 통장을 나누고 날짜를 정해 자동으로 모읍니다. 비상금은 건드리지 않고, 부모님 도움은 날짜와 신고 기한부터 확인하고, 신혼집 대출은 버팀목 조건부터 따져봅니다. 이 순서를 지키면, 결혼 자금은 "얼마나 모아야 할지 모르는 막막한 돈"에서 "매달 얼마씩 모으면 되는 정해진 돈"으로 바뀝니다.

 

결혼은 두 사람의 시작입니다. 시작을 빚으로 여는 것과, 순서대로 준비해서 여는 것은, 그 뒤의 2년이 완전히 다릅니다. 조급함에 순서를 바꾸는 순간 제일 비싼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을, 저는 27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나서야 온전히 받아들였습니다.

 

여러분은 결혼 자금 목표를 세워 보신 적이 있나요? 있다면, 가장 견적 내기 어려웠던 항목은 무엇이었나요?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입니다.

 

출처 및 확인 기준: 결혼정보회사 듀오 결혼비용 보고서(최근 2년 이내 결혼 신혼부부 1,000명 조사, 주택 제외 평균 5,912만 원 — 이코노미스트 2026년 9월 18일 보도 인용), 듀오 2025년 2월 조사(결혼 2년차 부부 1,000명, 신혼집 포함 전체 평균 3억 6,173만 원·신혼집 3억 408만 원 — 일본 닛케이 보도, 서울신문 2025년 11월 6일 인용), 한국소비자원 참가격(결혼식장 대관료+스드메 평균 2026년 9월 2,174만 원 — 연합뉴스 2026년 10월 16일 인용), 한국소비자원 결혼준비대행 패키지 중간가격(스드메 292만 원·드메 160만 원 — 이코노미스트 2026년 9월 18일 인용),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53조의2(혼인·출산 증여재산공제), 조세특례제한법 제92조(혼인에 대한 세액공제, 2024.1.1~2026.12.31 혼인신고분), 주택도시기금 신혼부부 버팀목 전세자금대출 안내. 금리·한도·공제 요건은 신청 시점과 개인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계약 전 금융기관과 국세청 안내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본문의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가정 수치를 포함합니다. (2026년 10월 18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