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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금융 이야기

연말정산 '13월의 월급' 만드는 소득공제·세액공제 항목 총정리

안녕하세요, 돈선배입니다.

 

젊은 시절의 저는 연말정산이라는 단어에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1월이 되면 회사에서 내라는 서류를 냈고, 몇만 원이 돌아오든 '주는 대로 받는 거지' 하고 넘겼던 것 같습니다.

 

근데 아시죠? '돌려받는 돈'이라고 해서 공짜로 떨어지는 돈은 아니라는 걸. 세금으로 더 냈던 내 돈이 돌아오는 건데, 이걸 미리 챙기는 사람과 안 챙기는 사람 사이에는 매년 몇십만 원씩 차이가 납니다.

 

오늘 글은 1장의 네 번째 순서, 연말정산 '13월의 월급' 만드는 공제 항목 정리입니다. 어제 카드 글의 연장선입니다. 카드 사용액부터 의료비·교육비·월세·기부금까지, 지금 시점에 알아야 12월까지 손볼 수 있는 항목들을 한 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연말정산-13월의월급-공제항목-정리
연말정산-13월의월급-공제항목-정리

 


연말정산은 1월에 하는 일이 아닙니다

결과는 12월 31일에 이미 정해집니다

연말정산의 가장 큰 오해부터 깨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연말정산을 '1월에 하는 일'로 생각하는데, 1월에 할 수 있는 일은 자료를 모아 제출하는 것뿐입니다.

 

카드로 얼마를 썼는지, 연금저축에 얼마를 넣었는지, 월세를 몇 달 냈는지, 기부금을 냈는지. 이 모든 기록은 그해 12월 31일까지의 것으로 계산됩니다. 1월이 되면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입니다.

 

그래서 10월이 중요합니다. 아직 석 달이 남았으니까요. 남은 석 달의 결제 방식만 바꿔도, 아직 안 채운 공제 한도를 채울 수 있는 시기가 바로 지금입니다.

 

소득공제와 세액공제, 개념 차이부터 잡으세요

본론 들어가기 전에 용어 하나만 정리하겠습니다. 소득공제는 세금을 매기기 전 '소득'에서 빼 주는 것이고, 세액공제는 계산이 끝난 '세금'에서 직접 빼 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액공제가 훨씬 '쎕니다'. 같은 100만 원이라도 소득공제 100만 원은 세율 구간이 15%인 사람에게는 15만 원의 절세 효과지만, 세액공제 100만 원은 그대로 100만 원이 깎입니다. 공제를 쌓을 때는 소득공제를, 깎을 때는 세액공제를 본다는 감각만 잡아 두시면 됩니다.

 


첫 번째,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

총급여의 25%를 넘긴 뒤부터 계산됩니다

가장 많은 직장인이 받는 공제인데, 의외로 원리를 정확히 아는 분이 적습니다. 카드 사용액 전부가 공제되는 게 아닙니다. 총급여의 25%를 초과한 사용액부터 계산되고, 그 초과분에 결제 수단별 공제율이 붙습니다.

 

총급여(비과세 제외) 4,000만 원이면 문턱은 1,000만 원입니다. 1,000만 원까지는 어떤 카드로 긁어도 공제가 0원이고, 그 이후 사용분부터 신용카드 15%, 체크카드·현금영수증 30%, 전통시장·대중교통 40%이 적용됩니다.

 

도서·공연·영화·박물관·미술관과 수영장·헬스장 이용료는 30%입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직장인만 해당되니 사회초년생은 대부분 조건에 들어갑니다.

 

똑같이 1,800만 원을 써도 90만 원이 차이 납니다

총급여 4,000만 원인 1인 가구가 1년에 1,800만 원을 썼다고 해 보겠습니다. 문턱 1,000만(4,000만원의 25%) 원을 빼면 초과분은 800만 원입니다.

 

전부 신용카드로 썼다면 800만 원 × 15% = 120만 원 소득공제입니다. 그런데 신용카드 1,200만 원 + 체크카드 600만 원으로 썼다면 어떨까요? 문턱은 공제율이 가장 낮은 신용카드 사용분부터 차감되니까, 신용 초과분 200만 원 × 15% = 30만 원 + 체크카드 600만 원 × 30% = 180만 원, 합계 210만 원입니다.

 

똑같이 1,800만 원을 썼는데 공제액이 90만 원 차이 납니다. 세율 15% 구간이라면 세금으로 약 13만 5천 원(지방소득세 포함 약 14만 9천 원)이 더 돌아오는 셈입니다. 공식은 어제 글에서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문턱 전에는 혜택 좋은 신용카드, 문턱을 넘긴 뒤에는 체크카드·현금영수증입니다.

 

공제 한도도 챙기셔야 합니다. 기본 한도는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300만 원, 초과 250만 원이고, 자녀가 1명이면 350만 원·275만 원, 2명 이상이면 400만 원·300만 원까지 늘어납니다. 2026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규정이라 올해 연말정산에 처음 반영됩니다. 전통시장·대중교통·문화 사용분은 최대 300만 원(7,000만 원 초과는 200만 원)이 별도 한도로 더 붙습니다.

 


두 번째, 의료비·교육비 세액공제

의료비는 총급여의 3%를 넘겨야 시작됩니다

의료비 세액공제도 문턱이 있습니다. 총급여의 3%를 초과한 의료비에 15%가 적용됩니다. 총급여 4,000만 원이면 120만 원을 넘긴 뒤부터입니다.

 

한도는 부양가족의 경우 연 700만 원, 본인·65세 이상·장애인·6세 이하는 한도가 없습니다. 난임시술비는 30%, 미숙아·선천성이상아 의료비는 20%로 공제율이 더 높습니다.

 

여기서 꼭 아셔야 할 실전 팁이 두 가지 있습니다.

 

첫째, 실손보험금으로 보전받은 금액은 공제 대상에서 빼야 합니다. 실손으로 돌려받은 병원비를 그대로 공제 신청하면 나중에 추징 대상이 됩니다.

 

둘째, 맞벌이라면 급여가 적은 쪽이 의료비를 받는 편이 문턱을 넘기 쉽습니다. 의료비는 실제 부담한 사람이 공제받는 구조라, 부부 중 누가 받을지 미리 정해 두는 게 좋습니다.

 

교육비는 15%, 자녀 나이에 따라 한도가 다릅니다

교육비 세액공제율은 15%입니다. 본인 교육비는 한도가 없고, 부양가족은 취학 전 아동과 초·중·고등학생 1인당 300만 원, 대학생 1인당 900만 원까지 공제 대상 금액의 한도가 적용됩니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세액공제도 함께 보세요. 8세 이상 기본공제 대상 자녀가 1명이면 25만 원, 2명이면 55만 원을 세금에서 직접 깎아 줍니다.

 


세 번째, 주거 공제 — 월세와 청약저축

월세도 최대 170만 원까지 돌려받습니다

월세 내는 사회초년생이 놓치기 쉬운 게 월세 세액공제입니다. 조건은 무주택 세대주에 총급여 8,000만 원(종합소득 7,000만 원) 이하입니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7%, 초과면 15%입니다. 연 월세 1,000만 원 한도이니, 최대한 채우면 1,000만 원 × 17% = 170만 원을 세금에서 직접 깎습니다. 월 50만 원씩 내는 분이라면 연 600만 원 × 17% = 102만 원입니다.

 

주의할 점은 임대차계약서와 월세 계좌이체 내역을 보관해 두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자동으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계약서 사본과 이체 기록은 직접 챙기는 습관을 들이시기 바랍니다.

 

청약저축은 300만 원 한도로 40% 소득공제

주택청약종합저축도 공제 대상입니다. 총급여 7,000만 원 이하 근로자 중 무주택 세대주와 배우자가 연 300만 원 한도로 납입액의 40%를 소득공제받습니다. 최대한 채우면 연 120만 원이 소득에서 빠집니다.

 

이 주제는 계획 17번 글에서 자세히 다룰 예정이지만, 이미 가입하셨다면 연말까지 납입액을 300만 원까지 채우는 것만으로도 공제가 늘어납니다.

 


네 번째, 보장성보험료와 기부금

보험료도 매년 반복되는 공제입니다

보장성보험료는 연 100만 원 한도로 12%의 세액공제가 적용됩니다. 장애인전용 보장성보험은 15%입니다. 금액 자체는 크지 않아 보이지만 매년 반복되는 항목이라 간소화 자료에서 빠진 게 없는지 확인해 볼 가치가 있습니다.

 

제가 보험사에서 27년을 일하면서 느낀 건, 보장성보험은 '들었는지'보다 '내가 낸 게 어디에 쓰이는지 아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공제 챙기는 김에 보장 내역도 한 번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계획 22번 글에서 가입 기준을 따로 정리할 예정입니다.

 

고향사랑기부금 20만 원이면 14만 4천 원이 돌아옵니다

고향사랑기부금은 10만 원까지 전액, 10만 원 초과 20만 원까지 구간은 지방소득세 포함 44%가 세액공제됩니다. 20만 원을 기부하면 10만 원 + 4만 4천 원 = 14만 4천 원이 공제되고, 답례품은 별도로 받습니다.

 

일반 지정기부금은 15%(1천만 원 초과분 30%)가 적용됩니다. 연말 전에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한 항목입니다.

 


12월 전에 체크할 실전 체크리스트

지금 당장 확인할 것들

첫째, 국세청 홈택스의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이용해 보세요. 매년 10월부터 열립니다. 1월부터 9월까지의 지출 내역을 바탕으로 예상 세액을 보여 주고, 남은 기간의 카드 사용 계획을 세우는 데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됩니다.

 

둘째, 간소화 자료에서 빠진 항목이 없는지 확인하세요. 의료비·월세·기부금은 간소화 서비스에 자동으로 잡히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빠진 건 직접 챙겨야 내 돈이 됩니다.

 

셋째, 부양가족의 소득 요건을 확인하세요. 기본공제 1인당 150만 원을 받으려면 가족의 연 소득금액이 100만 원 이하여야 합니다(근로소득만 있으면 총급여 500만 원 이하). 자녀나 부모님이 아르바이트를 했다면 연말 전에 꼭 확인하셔야 합니다.

 

넷째, 12월 31일까지 채울 수 있는 것을 챙기세요. 연금저축·IRP 납입분(연금저축 600만 원, IRP 합산 900만 원 한도, 공제율 12~15%)은 그해 납입한 금액 기준이라 12월 31일까지 넣은 돈이면 올해 공제 대상입니다. 이 부분은 계획 11번·12번 글에서 따로 깊게 다룰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올해 뭔가를 빠뜨렸다고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빠뜨린 공제는 5년 안에 경정청구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임대차계약서와 월세 이체 내역 같은 증빙만 잘 보관해 두시면 됩니다.

 


돈선배의 정리

젊은 시절의 저는 연말정산을 '어차피 회사에서 알아서 해 주는 일'로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돌려받는 금액이 얼마든 그냥 받는 대로 살았고, 그게 제 권리를 얼마나 흘려보내는 일인지 그땐 몰랐습니다.

 

'13월의 월급'은 1월에 기다리는 게 아니라 12개월 동안 쌓는 것입니다. 카드 결제 방식을 바꾸고, 의료비를 누가 받을지 정하고, 월세 계약서를 챙기고, 연금 한도를 채우는 일. 이 작은 선택들이 모여서 내년 1월의 결과가 됩니다.

 

아직 석 달이 남았습니다. 오늘 글에서 나온 항목 중 하나라도 '아, 이건 내가 해당되는데' 싶으셨다면, 그 하나부터 챙겨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으로도 작년의 나보다는 나은 연말정산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올해 연말정산에서 가장 아깝다고 느끼는 항목이 무엇인가요?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책임입니다.

 

출처 및 확인 기준: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안내, 재정경제부 2026년 세제개편안 상세본(현행 규정) 기준. 2026년 8월 세제개편안(정부안)은 대부분 2027년 소득분부터 적용되므로, 2026년 귀속 연말정산은 현행 규정으로 계산합니다. 계산 예시는 이해를 돕기 위한 단순 예시이며, 실제 공제액은 개인별 총급여·사용액·가족 구성에 따라 달라집니다. (2026년 10월 8일 확인)